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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나와 스무살의 지민이. 지민이는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서인지 자유로움을 누릴 줄 아는 몇 안되는 젊은이였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멋지게 살고 있을거라 생각되요. 전 그때 지민이가 좋으면서도 쉽게 다가가질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은 29에서 정지할꺼야' 라고 친구들이 그랬어
오 나도 알고 있지만 내가 열아홉살에도 스무살이 되고싶진 않았어



 노랫말처럼 난 스무살이 되고싶지 않았고 서른인 지금도 스물 아홉에 멈춰있는 듯합니다.
아마도 마흔, 쉰이 넘어가도 똑같이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많겠죠.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미숙한 부분을 요령껏 잘 감추며 살수 있게 될 때에 얻어지는 수료증같은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아저씨, 아줌마 모두 겉은 늙어가지만 속은 여전히 스물아홉살이라고 인정하고 다독여준다면 세상은 그렇게 삭박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어른들이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그렇게 함께 동참해주실런지는 의문입니다만.



나이들어서 울면 너무 처량해져서 가슴이 아프지만, 젊어서 울면 뭔가 좋은 추억으로 포장할 수 있지 않나요?




 '20대가 함부로 쓰고 있는 젊음을 나에게 주면 훨씬 더 알차게 사용할텐데.'

 어느 나이 드신 분은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겠죠. 타임머신을 타고 그분의 20대로 돌아간다면 아마 원하시는대로 잘 하실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저는 또 똑같이 행동할 것 같네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몰캉몰캉 말랑말랑 찌릿찌릿한 복잡한 감정은 그대로일테니까요. 계속해서 산듯하고 명쾌하고 시원한 마음을 가지고 싶어했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지금은 여러모로 참 평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단순히 조금은 나이를 먹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계기가 있어서 변하게 되었습니다.
나이들면 다 알거야. 너도 자식 낳아서 길러보면 부모 마음 알지. 때 되면 다 변한다.... 등등
엄마 말은 틀린 것이 없다고들 하지만요,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해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있지만 똑같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아요. 물론 죽음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 아래에 우리는 모두 평등합니다만 그 시간 속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느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 전적으로 각자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시간이 아니라 기회와 계기, 그리고 숱한 사건, 사고들이 우리를 성숙하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저에겐 다행히 그러한 이벤트가 많다 못해 득실거리고 있어서요. 고생도 많이 했지만 덕분에 소스가 많아서 이래저래 활용하기 좋습니다. 모든 일들이 인생의 자양분이 되어서 저라는 사람이 쑥쑥 자라고 있는 것이죠.


 이런거 왜하니?

 이런 질문 많이 들어봤습니다.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명한 작가들처럼 기가막히게 전시를 빠바방~ 할 수 있는 능력도 없는데 이런 쓰잘데기 없는 것(이라고 말하면 늘상 상처받지만;;;) 왜 하냐고 말이죠.

 예전에 찍어서 쌓아놓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다듬고, 제 감정을 담아서 다시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전부 지나온 날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남기고 싶어서입니다. 조그마한 저만의 성역으로 꽉꽉 쟁여놓고 싶은 욕심에서랍니다.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잖아요.

단 한번 뿐인 인생을 연습만 하다가 끝내고 싶지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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